부자(父子)의 이스탄불 여행기 (9)참르자 대모스크를 가다
--- 목차 ---
17. 참르자 대모스크를 가다
----------------
안녕하세요? 당신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부자로 만들어 드릴 당천부입니다.
부자가 함께 가는 이스탄불 여행기도 어느덧 9편을 써 가네요. 혹시나 8편을 보지 못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아래 링크에서 보시면 되겠습니당ㅎ.
부자(父子)의 이스탄불 여행기 (8)타이타닉과 돌마바흐체 궁전과의 관계는...?
안녕하세요? 당신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부자로 만들어 드릴 당천부입니다. 이번에는 부자의 이스탄불 여행기 (8)편으로 이스탄불 먹방 투어 프로그램과 돌마바흐체 궁전 방문기를 소개해
coomtta.tistory.com
17. 참르자 대모스크를 가다
1) 모스크의 첨탑 개수가 의미하는 것은...?
이스탄불은 한강보다 조금 넓은 정도의 보스포루스 해협이 이스탄불의 남북으로 가로 질러 흐르고 있습니다.
먼 옛날 콘스탄노플 시절에는 지금의 아시아 구시가지만 도시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신시가지는 물론이고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 아시아 지구까지 훨씬 더 확장됐기에 서울 면적의 무려 9배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 너머로 여객선, 즉 페리의 운행이 매우 많고, 실제로도 페리가 매우 저렴한 값에 (버스값의 ~1.3배, 8/8 인상 전 기준 650원 정도) 탈 수 있어 대중 교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리가 11개나 있는 한강과는 달리, 보스포루스 해협에는 다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이스탄불 도심지 기준으론 다리 2개) 더더욱 페리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보스포루스 해협은 매우 잔잔하기 때문에 배를 오래 타도 배멀미는 정말 1도 없고, 해협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치가 정말 멋지기 때문에 이스탄불에 오시면 페리를 꼭 1번 이상을 타 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가능하다면 맑은 날 낮에 1번, 석양이 질 때 1번, 밤에 1번 이렇게 최소 3번 추천드려요)
참르자 대모스크는 저희 숙소였던 유럽 신시가지에서 바로 이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편 아시아 지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 2019년에 완공된 현대식 초대형 모스크 이고요.
원래 모스크는 첨탑의 개수로 모스크의 "격"이나 설립자의 권력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첨탑이 1개는 개인이 지은 것이고(예: 뤼스템 파샤 모스크) 2개는 유력 장군이나 귀족이 지은 것, 3개인 것은 없고, 4개는 술탄이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그 외로는 메카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만 6개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9개이며, 메디나에 있는 선지자의 모스크는 첨탑이 10개라고 함)
그런데, 흔히 블루 모스크라고 불리는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6개인데요.... 이건 뭥미...? 여행 책자를 보니, 이건 건축 당시 통역 실수 때문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하지만 제가 다시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그 당시 독실한 무슬림이었던 술탄 아흐메트 1세가 건축가 메흐메트 아아에게 "첨탑을 황금으로 만들어라" (금은 튀르키예어로 알튼, altın) 라고 말했는데, 메흐메트 아아가 황금 '알튼'을 '알트'(튀리크예어로 6, altın)로 잘못 알아듣고 만들었다고 하네요.
다만, 그건 실수라기보다는 거대한 첨탑 4개를 황금으로 만들었다가는 아무리 부유한 오스만 제국이라고 해도 제정이 남아나질 않았을테니, 그 당시 건축가였던 메흐메트 아아가 잘못 알아들은 척 하고 6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최고 권력자인 술탄의 명령을 아무리 잘못 알아들었다 해도 어긴 것은 어긴 것인데 정말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은, 어쩌면 목숨을 걸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되네요. 자기 목숨을 걸만큼 애국심이 정말 대단했던 것이고, 또한 그런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현명하면서도 배짱이 두둑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모스크를 심혈을 기울여 건축한 휴유증 때문인지, 메흐메트 아아는 블루 모스크가 준공되고 난 이듬해인 1617년에 그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블루 모스크는 1609년부터 1616년까지 7년에 걸쳐 건축)
다만, 타계할 때 메흐메트의 나이는 76세니까 지금의 나이로 봐도 요절하거나 과로사했다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참,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가 블루 모스크로 불리게 된 이유는, 튀르키예에서 먼 옛날부터 도자기 특산지로 불리는 이즈니크 지방의 푸른 타일로 내부를 장식해서라고 합니다. 지금에야 파란 원색이 흔하고 저렴하지만 저 때만 해도 푸른 색은 값이 굉장히 비싼 색깔이었다고 하네요. 그 비싼 푸른 타일로 내부를 다 장식했으니, 황금까지는 아니었다지만 그 당시로 해서 그 돈이 다 얼마야....
아무튼, 이렇게 해서 블루 모스크는 첨탑을 6개나 가지게 되었는데, 문제는 메카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의 첨탑도 6개이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되어 결국은 그랜드 모스크의 첨탑을 1개 더 추가로 만들어 기증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무마시켰다고 합니다. (그 뒤 현대에 와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첨탑을 2개 더 지어 결국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는 첨탑이 9개가 되었다고 함)
이렇게 블루 모스크가 튀르키예에서는 유일하게 첨탑이 6개인 모스크였는데, 현재의 대통령인 에르도안의 지시로 2019년 완공된 참르자 대모스크 역시 첨탑을 6개 가지게 된 것이죠.
2) 참르자 대모스트 가는 길
참르자 대모스크는 아시아 지구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인 참르자 언덕 북쪽에 세워졌는데, 저희는 구글맵을 보고 페리+버스를 타고 갔었습니다.
구글맵이 가끔 맞지 않을 때도 있어서 좀 곤혹스러운데.... 어쨌든 비영어권 나라를 여행하는 관광객이 쓸 수 있는 앱이 많지 않으니 그거라도 감지덕지하며 쓸 수 밖에 없고요, 막차를 탄다거나 중요한 약속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는 다거나 하지 말고 항상 20~30분 이상 여유 있게 다니니 그나마 도움이 되더군요.
저희는 숙소가 카바타쉬(Kabataş)에 있어서 여기서 페리를 타고 위스퀴다르(Üsküdar)로 간 후,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참르자 대모스크로 행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는 차가 많이 막히고, 앉아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만약 페리를 위스퀴다르가 아니라 더 북쪽인 베일레르베이나(Beylerbeyi)나 첸겔쿄이(Çengelköy) 까지 더 타고 갈 수 있다면 거기 까지 가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그럼 배를 조금 더 타고 대신 버스를 덜 타게 돼서 차도 안 막히고 보스포루스 해협의 절경도 더 보면서 편히 앉아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위스퀴다르 항이 더 많은 페리가 더 자주 다니기 때문에 베일레르베이 / 첸겔쿄이로 가려면 시간 간격이 길어지는 등의 조금 불편할 수 있는데, 카바타쉬에서 위스퀴다르로 가는 페리가 아마도 베일레르베이/첸겔쿄이까지 갈 것 같으니, 카바타쉬항에서 확인해 보시거나, 꿀팁 편에 페리 맵과 시간표 및 인터넷 사이트를 첨부해 두겠사오니 한 번 재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베일레르베이 항은 역대 술탄들의 여름 별장인 베일레르베이 궁전으로 유명)
3) 참르자 대모스크의 뷰포인트와 이모저모
참르자 대모스크를 포함해서 모스크를 여러 군데 가보니 좋은 점이 크게 2개 있더군요. 그건 바로 모스크라서 입장료가 없다라는 점과, 대부분 실내에는 기도를 위해 부드러운 양탄자 같은 것을 깔아놔서 편히 쉬기 좋다는 점입니다.
저희 부자는 참르자 대모스크를 갈 때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 도착 후 석양을 보기 전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아 있어서, 다리는 쭉 피고 등은 벽에 편히 기대 앉아 편히 쉬다가 구경하다를 반복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참고로 이스탄불에서 석양이 멋진 뷰 포인트들이 5~6군데 정도 있다는데요, 참르자 대모스크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가장 좋은 뷰 포인트는 모스크 남쪽으로 나가면 공원 비슷한 곳이 있는데, 거기 앞동산에 커다랗고 빨간 튀르키예 국기가 휘날리고 있고, 그 곳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하데요. 저희는 그 이야기를 해가 지기 10분 전에 우연히 만난 같은 랄랄라 출신 한인 관광객에게 들어서, 눈물을 머금고 가는 것을 포기했었죠.
참, 앉아 쉴때 다리는 뻗을 수 있지만 완전히 눕는 것은 안됩니다. 간간히 지나다니는 지도 요원? 분들이 일어나라고 주의를 주시거든요. (제 경험담입니다...ㅠ)
그리고, 남녀별로 복장 규제가 다른데요, 저희 일행에는여성이 없어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모스크에 따라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지 않으면 출입이 어려운 곳이 있다고 하네요. 아야 소피아나 다른 모스크는 비싸지 않은 값에 팔거나 빌려주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 참르자는 그런 곳이 없어서 스카프가 없는 여성 분들은 출입이 어려울 수도 있단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남자도 무릎 위까지 바짝 올라가는 핫팬츠나 소매가 없는 민소매 티는 금지라고 표지판에 적혀 있었고요. 다행히 저희는 반팔 티에 무릎 살짝 위까지 올라가는 반바지였는데 전혀 문제 되진 않았습니다.
이슬람교는 우상 숭배를 엄격히 금지하기 때문에 그림이 발전하지 못한 대신, 형이상학적인 도안이 발달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래 사진 보시면, 참르자 대모스크 내부에는 유럽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화 대신 아름다운 형이상학적인 도안들로 가득합니다.
아래는 모스크 밖의 모습과 저녁이 되면 위 좌측 사진의 전등에 불이 들어온 모습입니다. 밤이 되면 더 멋지겠죠...? 그리고 이스탄불의 파란 하늘은 참 언제 봐도 감탄스럽네요.
드디어 석양이 떨어지는 장면을 봤습니다. 해가 지는 시각은 매일마다 달라지니 구글에서 이스탄불 이름으로 검색하시길 바라구요. 선셋도 멋지지만, 큰 모스크들은 밤에는 조명을 쏴 줘서 그때도 정말 멋있습니다.
저희 때는 8월 초라 해가 20:20 경에 졌고, 페리가 언제 끊길질 정확히 몰라서 이제는 그만 가봐야 했기에 그 야경을 제대로 못 보고 와서 좀 아쉽더군요ㅠ
참, 해가 지면 상기 우하 사진 처럼 사각형으로 빛이 밝게 나와서 나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저희는 늦은 저녁을 먹으러 버스를 타고 카드쿄이로 향했습니다만, 알고보니 참르자 대모스크 남쪽에 있는 참르자 언덕이 예전부터 유명한 관광지여서 여기서 저녁을 먹어도 된다고 하더군요ㅋ
참르자 대모스크의 야경도 너무 멋졌는데, 제가 찍은 것은 아니지만 아래 참르자 대모스크 공원(Büyük Çamlıca camii parkı)의 야경도 한번 감상해 보시고 참르자 오신 김에 여기도 가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위치는 참르자 대모스크에서 서쪽으로 빙 돌아 남쪽으로 오시면 될 것 같아요. 참르자 대모스크 - 참르자 대모스크 공원 - 참르자 언덕 순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자, 이제 버스를 타고 카드쿄이로 향할 차례입니다. 구글 맵을 보고 가기는 하지만, 가는 길이 너무 어둑어둑하고 인적이 없어서 이걸 믿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목구멍까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올 무렵 드디어 노란색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아래 사진과 같이 발견혔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저 표지판이 버스 정류장 표지판인지 확신이 정말 없었는데 (왜냐면 너무 작았고, 벤치/비 가림막 하나 없이 딸랑 저 표지판만 있었으니...) 다행히도 사진 아래 부분에 살짝 나오셨듯이 히잡을 쓰신 현지 아주머니 2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셔서 정말이지 안심 그 자체였습니다.
4) 이스켄데르 케밥을 먹다. 그런데... 쫌...?
버스를 타고 달리고 달려서 카드쿄이에 도착했습니다. 밤 9:50 경이어서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다되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 주시더군요.
참, 저녁 메뉴는 아들 녀석이 고른 백종원 아저씨표 이스켄데르 케밥이었습니다. 아래 사진 처럼 마지막에 끓는 버터를 부어 주는 퍼포먼스로 유명한 케밥집이죠.
요리 접시 우측에 있는 하얀 것은 시큼한 요거트입니다. 그리고 또띠아 같은 얇은 듀롬이 케밥 고기 아래에 깔려 있구요.
그래서 고기+듀롬+요거트+버터를 같이 먹어 주는 구조인데.... 제 입맛에는 시큼한 요거트가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ㅜ. 고기+버터의 느끼한 맛을 잡아 준다는 말이 많던데... 너무 어울리지가 않아서리...ㅠ (랄랄라 하우스 지마님 말씀으론 본인도 여러번 먹어보고 나서야 그 맛을 좀 알게 됐다고 하시더군요)
제 입맛에는 조금 느끼할지라도 차라리 카이막과 같이 먹었다면 훨씬 더 고소하고 맛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여기선 포도 쥬스가 진리라는 인터넷 후기가 있어서 같이 시켜 봤는데... 애도 뭐 그냥 그럭저럭... 제가 좀 입맛이 까탈스러운 편인가봐요...ㅋ)
어쨌든 늦었지만 카드쿄이에서 배를 타고 카라쿄이로 온 다음 T1 트램을 타고 저희 숙소인 카바타쉬로 향했습니다.
왜 카바타쉬로 안 갔냐면 그 쪽 배편은 이미 끊겼더라고요ㅜ. 제가 꿀팁편에 페리 시간표를 첨부하겠습니다만, 카드쿄이에서 카바타쉬가는 배는 20:40 이 막배더라구요.
그리고, 카드쿄이에서 선착장은 한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도착한 선착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항구를 가는 배가 없더라도 놀라지 마시고 주변 선착장을 다시 찾아 보시면 됩니다. (걸어서 4~6분 내 거리에요)
헥헥... 이번 편은 참르자 대모스크만 소개해 드렸는데도 4,400자가 훅 넘어가네요... 헐...
어쨌든 별 재미도 없는 긴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오며, 아래와 같이 다음 10편에서는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페리 타기 끝판왕인 "요로스 성채" 편을 소개해 드려 보겠습니당~.^^
https://coomtta.tistory.com/11
부자(父子)의 이스탄불 여행기 (10)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이스탄불의 숨겨진 보석 요로스 성채
안녕하세요? 당신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부자로 만들어 드릴 당천부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스탄불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이상 가야해서 이스탄불은 그냥 1박2일~2박3일 정도로 스쳐
coomtta.tistory.com